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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관광지 리뷰

[일본 도쿄] 오다이바

by 벚꽃맥진왕 2021. 2. 3.

오다이바의 야경

도쿄의 수많은 명소 중에서, 오다이바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한때 휘황찬란했던 일본의 버블 경제 시절, 도쿄의 바다 위에 섬이 하나 만들어졌습니다.

만들어졌다는 말은 말 그대로, 지도에도 없던 섬을 인공적으로 하나 만들어 버렸습니다.

상업, 레저 및 주거 복합 신도시 '오다이바'입니다.

 

 

저는 오다이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오다이바는 계획도시인만큼 도시가 굉장히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도쿄의 복잡한 번화가와 비교하면 다른 나라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인가 오다이바에서는 항상 마음이 여유롭습니다.

 

 

우선 도쿄 시내에서 오다이바로 건너가셔야 되겠지요.

지하철도 있고 배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무조건 '유리카모메'를 추천드립니다.

유리카모메는 고가 철로를 따라 하늘을 누비는 전철입니다.

외벽이 유리로 된 고층빌딩들이 햇빛을 받으며 눈부시게 빛나고

빌딩들 사이를 날아다니다 보면 마치 미래 도시에 입성하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창밖으로 정신없이 구경하면서 벌써부터 두근두근 마음이 들뜹니다.

무인으로 운행하다 보니 맨 앞자리는 정면에 창문이 뻥 뚫려 있습니다.

운이 좋아 맨 앞자리가 비어있다면 꼭 차지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오다이바 전체 지도> 핵심 관광지는 빨간 표시에 밀집해 있습니다.

오다이바 전체는 상당히 넓고 마음먹고 돌아다닌다면 볼거리가 수 없이 많지만

전부 둘러보기에는 시간적 체력적 한계가 있습니다.

다행히 오다이바의 핵심적인 볼거리는 대부분 한 곳에 몰려 있습니다.

 

 

투니버스 세대는 다 아는 양머리

우선 다이바 역에서 하차하시면 후지 TV 본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일본의 거대 방송국인 후지 TV는 각종 드라마와 예능,

그리고 <원피스>, <드래곤볼>, <마루코는 아홉 살>, <디지몬> 등 인기 애니메이션들을 방영했습니다.

후지 TV 본사의 맨 위층에 팬들을 위한 기념품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각종 팸플릿과 피규어, 기념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꼭 지갑을 열지 않으시더라도, 투니버스의 추억이 있으신 분들은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쇼핑몰 <비너스 포트> 내부                                            쇼핑몰 <다이버 시티> 앞에 세워진 거대 건담

오다이바에 와서 쇼핑을 빼먹을 수는 없습니다.

오다이바에는 대형 쇼핑몰이 몇 군데 있는데, 저는 '비너스 포트'를 추천드립니다.

다양한 물건과 식품을 파는 흔한 종합 쇼핑몰이지만, 비너스 포트만의 매력 포인트가 있습니다.

비너스 포트 일부 구역의 여성복 매장들이 유럽풍으로 꾸며져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꼭 쇼핑을 하지 않으시더라도 사진으로 남기기 좋습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파는 가게들도 많이 입점해 있어 눈이 즐겁습니다.

또한 건물 내부에는 도요타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박물관이 있습니다.

차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한 번쯤 들러보셔도 좋습니다.

 

비너스 포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쇼핑몰 '다이버 시티'가 있습니다.

다이버 시티는 그냥 흔하디 흔한 쇼핑몰이지만

그 앞에 우뚝 서 있는 오다이바의 랜드마크, 실사 크기 거대 건담은 놓칠 수 없지요.

사진으로 보이는 것처럼, 옆의 건물과 덩치가 비슷합니다.

해가 지면 불이 켜져서 더 멋있으니 시간이 맞는다면 구경해보셔도 좋습니다.

 

 

오다이바 해변 공원과 자유의 여신상 (이래 뵈도 진품)

신나게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갑니다.

도쿄의 수많은 명소 중 제가 제일 사랑하는 곳으로 이동할 때입니다.

눈으로 태양을 직접 볼 수 있게 되는 시간. 그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오다이바 해변 공원'은 바다 너머의 도쿄 시내, 도쿄와 오다이바를 이어주는 레인보우 브리지,

그리고 자유의 여신상(미니 사이즈)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명소입니다.

미국의 여신상의 짝퉁처럼 느껴지지만, 미국 여신상의 원산지(프랑스)에서 직접 만들어준 진품입니다.

사이즈는 훨씬 작지만 배경과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노을을 바라보며 모래사장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고 세상은 검은 천을 덮어씁니다.

하지만 도쿄가 어딥니까. 나름 잘 나간다는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도시입니다.

바다 건너 도쿄 내륙의 빌딩들에서 야근하는 직장인들의 눈물이 밝게 빛납니다.

사이를 이어주는 현수교는 무지개 빛으로 빛나며 왜 자신의 이름이 '레인보우'인지 알려줍니다.

그냥 해변에 앉아서 가만히 멍 때리고 있기만 해도 이보다 감동적인 시간은 없을 겁니다.

 

 

도쿄의 유일한 온천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

감성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하루를 목욕으로 마무리하는 건 어떠신가요.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는 도쿄에 하나밖에 없는 온천입니다.

도쿄 근교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마을이 몇 군데 있지만 도쿄 시내의 온천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사실 전통적인 온천이라기보다는 온천수를 사용하는 그냥 목욕탕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대중매체에서 보던 막 노천탕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고 그런 걸 기대하면 안 된다는 말이지요.

 

온천보다는 테마파크로서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습니다.

탈의실에서 전통 유카타로 갈아입고 나오면 마치 축제 같은 풍경이 우리를 맞아줍니다.

알록달록한 등이 여기저기 달려있고 노점상처럼 꾸민 가게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가벼운 간식부터 든든한 식사까지 다양한 먹거리들이 우리를 유혹하고

남녀노소 오락실에서 가벼운 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보입니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테이블에 앉아서 시끌벅적 담소를 나눕니다.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는 에도 시대 일본의 축제를 주제로 만들어진 테마 파크입니다.

예쁘게 잘 꾸며 놓았기 때문에 오다이바에 오셨다면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온천'에 포커스를 맞추고 가신다면 아마 실망하실 테니

'테마파크'라 생각하시고 축제 분위기를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오오에도 온센은 약간 외곽에 위치해 있어 비교적 거리가 있습니다.

보도로 20분 정도의 거리. 걸어서도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니겠지만

유리카모메(텔레콤센터 역)나 온천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셔틀버스는 '텔레포트 역(지하철)' 근처 정류장에서 탑승하실 수 있습니다.

 

PS. 족욕탕이 예쁜 걸로 유명합니다. 특히 연인과 함께라면 추천드립니다.

 

주요 관광지(빨간 표시),  주요 전철역(초록 표시)

하루에서 반나절 정도 오다이바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로 계획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순서는 [늦은 오전 다이바역 하차 - 후지 TV - 거대 건담 - 비너스 포트 - 자유의 여신상 - 오오에도 온센].

도보로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조금 있지만 중간중간 쇼핑몰 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면 크게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

각자 계획에 따라 순서를 바꾸셔도 좋지만, 꼭 해변은 하늘이 좀 노랗게 될까 말까 할 때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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